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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은 현대인들처럼 서두르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동작이 굼뜨다는 뜻은 아니고 필요할 때는 놀라울 정도로 재빠르게 움직인다. 그러나 인디언은 늪지대를 지나야 할 때 가장 멀리 도는 것이 가장 빨리 가는 길이라는 걸 안다. 자기 식구를 먹여 살릴 식량이 될 말코손바닥사슴을 며칠이고 계속 쫓기만 하다가, 확실하게 고기를 집에 가지고 갈수 있을 때가 되어야 마침내 방아쇠를 당긴다. 그러니 인디언에게 시간이란 말코손바닥사슴과 같은 것이다.

시간은 이상한 가늠 척도다. 시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무얼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대부분 사람이 시, 분 단위에, 얽매인 노예처럼 산다. 시간이 언제 무얼 하라고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이곳 북쪽 숲의 삶은 다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나 날짜가 아니라 한 해의 계절의 흐름에 따른 변화다. 시간은 눈보라거나, 폭우거나, 봄날이거나, 모기 떼거나, 혹은 진디등에다. 시간은 가뭄이거나 산불일 수 있고, 결빙이나 해빙일 수도 있다.

자연에서는 시간이 종종걸음 치며 달리는 일이 없다.
한참 동안 멈춰 있기도 하고 때로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한다. 겨울에는 어슬렁거리고 봄, 여름에는 바삐 간다.

존J. 롤랜즈의 <캐시 호숫가 숲속의 생활> 중에서

오늘 아침에도 우리는 짐짝처럼 전동차에 실려왔다.
거리에서는 조심조심 길을 걷지 않으면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기가 십상이다.
’언젠가 당신도 전원 주택에 살 수 있다’ 는 말이 너무나도 공허하게 들린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모두가 도시를 떠나 버렸을 것이다.
전원생활은 위조지폐 같고 도시에서 살아가는 일은 게릴라전과 엇비슷하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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